교육기관에서는 매년 교직원들과 함께 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곤 합니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학생을 더 잘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 또 교직원의 입장에서 일하기 좋은 곳을 만들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민하기 위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죠.
하지만 어느 조직에서든지 좋은 토론을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 합의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겐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 많죠.
참여자들이 토론에 잘 참여하도록 하는 것, 서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 그리고 토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까지.
담당자들은 항상 고민에 휩싸입니다. 좋은 토론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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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클라이언트의 이야기
Q. 학교는 왜 위비드를 찾아왔나요?
이번 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은 아주 확고했습니다. 바로 ‘유의미한 토론’입니다.
그들은 해마다 진행하는 워크숍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결론이 지속될 수 있는 토론을 하길 원했습니다.
교사들이 골고루 발언할 수 있고, 논의해야 할 것을 잘 논의하고, 머리를 맞대어 고민한 내용이 휘발되지 않고 남아 교육 현장에 적용되기를 바랐죠.
그래서 이번에는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학교의 이슈를 살펴보고, 지속 가능한 해결방법을 도출하고자 퍼실리테이션 전문가인 위비드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Q. 그들은 어떤 주제로 퍼실리테이션을 활용하고 싶어했나요?
워크숍을 진행하기 전, 참여자들은 학교 발전을 위해 어떠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지 사전 설문조사에 응답했습니다.
학교의 현안과 관련한 매우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그중 요즘 고등학교에서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학생과 교사의 인권 문제, 수업 중 전자기기 사용과 관련한 문제,
그리고 교직원들이 학교와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의견 수렴 활성화와 관련한 문제까지
학교와 구성원의 여러 상황을 반영하여 총 세 가지의 주제를 워크숍에서 다루기로 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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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워크숍 스케치
Q. 참여자들끼리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는 어떻게 형성했나요?
본격적인 이슈를 탐색하기에 앞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자 간단한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워크숍의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는 참여자들에게 비판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대화의 그라운드룰을 제시했어요.
그들은 자신의 ‘지난 2022년’, ‘요즘 관심사’, ‘오늘 워크숍을 통한 기대’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잠시 고민하던 참여자들은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갔답니다.
Q.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토론하게 했나요?
앞서 워크숍에서 다루기로 결정한 세 가지 주제를 소개했는데요,
참여자들은 자신이 논의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를 원했습니다.
우리는 참여자들에게 멘티미터를 통해 논의하고 싶은 주제에 투표하도록 안내했고,
같은 주제를 가진 참여자들끼리 한 테이블에 모여 대화를 시작하도록 했습니다.
Q. 주제별로 어떻게 결론을 도출했나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서로 현재의 처한 상황이 어떤지 알아야 직면한 문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여자들은 선택한 주제와 관련한 자신의 경험담, 그와 관련해서 어려웠던 점 등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개인의 경험은 다양하고, 이는 매우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경험을 잘 받아들인다면
문제 해결에 대한 또 다른 실마리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서로의 현재 상황을 나누는 대화는 문제 해결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 상황을 공유했으니 참여자들은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나누었던 대화들을 바탕으로 포스트잇에 각자의 의견을 적었는데요,
개개인이 생각하는 이슈 속 문제 상황을 서로 공유하고, 인지함으로써 더 다양한 시각의 해결책이 제시되었습니다.
이러한 해결책을 우리끼리만 본다면 너무 아쉽겠죠?
이번에는 테이블을 확장하여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의견을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여자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자신이 논의하지 않았던 주제의 테이블에 가서 문제 현황과 개선점들을 들어보기도 하고,
자신의 테이블에 오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논의했던 내용들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으면 언제 어디서든 펜과 포스트잇을 들고 그 의견을 보충하기도 했죠.
이렇게 다양한 의견 교류는 나와 생각이 전혀 달랐거나,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상대방과 자신의 아이디어가 공유되지 않을 땐 각자의 것이지만,
함께 그 아이디어를 들여다 보고 나면 어느새 우리의 아이디어가 되어 있는 것처럼요.
아이디어의 공유가 완료되었다면, 이제는 최종 선택을 할 시간입니다.
참여자들은 주제와 상관없이 자신이 각자 보고 들은 내용 중 가장 좋았던 세 가지의 해결방안을 선택했습니다.
최종 선택을 마치고 서로의 소감, 그리고 못다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2시간 반 워크숍의 여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Q. 퍼실리테이션 전문가를 만나고 참여자들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일반적으로 교육자 집단에서 어떠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몇몇의 우려가 있습니다.
본인의 의견을 완고히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편향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오늘 워크숍에서 참여자들은 대화의 그라운드룰을 통해 상대방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판단 없이 수용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결국 본인의 생각보다는 학교와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하였죠.
이렇듯 퍼실리테이션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게 만듦으로써
본인의 의견을 넘어 다른사람들의 의견까지 생각을 확장하여 받아들일 수 있는 과정입니다.
오늘 워크숍을 통해 참여자들이 학습한 것은 바로 의미있게 대화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상대방과 어떻게 의견을 나누고, 그들의 생각을 받아들여 어떻게 합의에 이르는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이것이 퍼실리테이션이 가진 놀라운 힘입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한 번의 워크숍으로 완벽한 소통과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참여자들에게는 학교의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수렴하는 과정들이 의미있는 경험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