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이유

| “제발, 도움이 필요할 때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안되나요?”

함께 일한 지 아직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팀,
더 잘 일할 수 있는, 그리고 조금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대체적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분위기였고, 팀의 의사소통이나 협력에 대한 평가 점수도 비교적 높은 축에 속했다.
흔히 말하는 ‘빌런’이 없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구축되어 있는 관계 중심적인 팀이었다.
겉보기에는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깊게 들여다보니 서로가 동일하게 느끼고 있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필요 이상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어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던 것!”

  

| 도움 요청이 어려운 이유

조직 속 서로가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게 느끼는 다섯 가지 이유

1. 다른 사람이 나를 무능력하게 혹은 나약하게 평가할까봐
2. 바쁜 것을 알면서도 부탁하는 무례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3. 신세지고 싶지 않아서
4. 거절 그 자체가 두려워서
5. 혼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해서

나를 향한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신경 쓰이는 사람들,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할지 말지 고민만 하다가 적절한 시기를 놓치거나
상대방이 부담될까 도움 요청 하기를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실제 도움을 요청 받은 사람들의 입장은 어떨까?
대부분의 경우 누군가에게 도움 요청을 받으면 (부당하거나 무리라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꺼이 도와주고자 방법을 찾거나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주려 노력한다.
상대방을 도와줌으로써 좋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거나,
감사와 칭찬을 통해 인정받는 것을 더 가치있게 생각한다.
‘이런걸 요청한다고?’또는 ‘내가 도와주면 나에겐 이런 도움이 되겠군’이라고
계산적으로 생각하거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브앤테이크’의 저자 애덤 그랜트도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결국 남이 나를 도울 기회를 마련해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 두렵다면,
일단! 부담스럽고 두렵게 느껴지는 그 마음에서 벗어나 보자.
 

| 협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도움 요청

단 0.1%라도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마당에 거절이 두려워 도움조차 청하지 않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만 증명하는 꼴이다. – 켈리 최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하기 마련이다.
가령, 바쁜 동료나 선배를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에(혹은 눈치가 보여서)
혼자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실수가 발견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애초에 나보다 이 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담당자나,
일의 전체적인 흐름을 꿰고 있는 선배 혹은 상사에게 중간 검토를 요청했다면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는 팀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기 위한 첫걸음이며
협업하는 가운데 서로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
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도움을 요청 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 놓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보자.
 

| 스마하게 도움 요청하기

그렇다면, 도움 요청하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일까?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리더십 개발 및 조직 변화 교수이자 경영학자, 정신분석가, 임원 코치인 맨프리드는
도움을 요청할 때는 SMART원칙에 맞춰, 부탁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라고 한다.
SMART는 Specific 구체적, Measurable 측정가능, Achievable 달성가능, Relevant 관련성, Time-bound 시간 제한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로
조지 도란의 ‘목표 설정 기법’을 응용하여 ‘도움 요청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미시간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인 웨인 베이커는 도움 요청 방식에 포커스를 맞춰
SMART 원칙을 일부 수정하여 ‘부탁의 기술 조건’을 그의 저서에 소개하였는데
부탁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부탁에 정당성이 부여되기 때문에 ‘M’을 Meaningful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A’를 Action-oriented로 수정했다고 한다.

어떤 SMART원칙을 참고하여 사용하든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요청할 때의 ‘태도’와 ‘타이밍’이다.
요청하려는 시점에 사람들의 기분이 좋지 않거나 과업으로 시달리고 있다면 도움을 바로 요청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나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인지 충분히 확인한 후에 도움을 요청 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기꺼이 도움을 준 상대방에게 ‘안그래도 바쁘신데 부탁드려서 죄송해요.’ 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보다
‘혼자서는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었는데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도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상대방의 노고를 인정하는 감사의 메세지를 전하도록 하자.
 

| 결국,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압박과 부담을 느끼는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사실을 혼자 끌어안고 끙끙거리지 말고 주변에 알리자.
아마도 나를 기꺼이 도우려고 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협업을 위해서는 평상시에 상호작용이 원활한 대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업무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점심 식사나 티타임 자리에 참석해서
서로의 문제나 어려움을 공유하고, 솔루션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가장 노력이 필요한 것은 역시 ‘도움 요청 하기를 연습하는 것’이다.
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꺼이 손을 내민 상대방의 호의, 열의, 능력 뿐만 아니라
함께 협업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의지하며 느낄 수 있는 우정 등을 즐기기 시작한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다.
분명,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업무에 몰입과 집중을 더 잘할 수 있게 되고, 혼자일 때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니 일이 버거운 당신!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말자.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도움 요청하기를 연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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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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