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조직이 될 것인가, 적응적 조직이 될 것인가

‘경직’이라는 단어는 ‘사고방식, 태도, 분위기 따위가 부드럽지 못하여 융통성이 없고 엄격하게 되다’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적응’이라는 단어는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 따 따위 맞추어 응하거나 알맞게 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사전적 정의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요즘같이 예측불허한 시대에 ‘경직’이라고 하면 좋지 않은 것 같고, ‘적응’이라고 하면 조금 더 자율성이 있고 융통성이 있는 좋은 것이라고 직관적으로 느낄 것입니다. 단어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이런 느낌 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를 조직에 가져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요?

그래서 어떤 조직이 더 좋은건데?

놀랍게도 경직된 조직이나 적응적 조직이나 둘 중 어떤 것이 낫다고 확실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조직의 계획을 더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특정 방식과 행동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만 하는 경우가 조직 내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경우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조직 차원의 성과에 도움이 되는 반면,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의 경우 높은 적응성을 요구하는 것처럼 말이죠.

몇 년 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일하는 방식의 큰 변화가 생기면서 ‘애자일’이라는 단어가 부상했고, 많은 조직에서 ‘애자일 조직’을 많이 외쳤습니다. 애자일 조직이란 민첩한, 기민한, 유연한 조직이라는 뜻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비즈니스 상황 변화에 대응하여 빠르게 성과를 도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핵심은 작게 실행하고 결과가 어떻든 빨리 피드백을 받고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재실행을 하는 것, ‘일단 해보자’에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올라탄 기업들도 있지만, 다소 보수적이고 경직된 일하는 방식으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기업들도 많았습니다. ‘우리가 하던 대로 하자’의 방식으로 시대에 다소 뒤쳐지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게 되는 것인데요, 하지만 처음부터 경직된 조직은 없습니다. 조직이 경직성을 띄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많은 리더들이 정확한 예측성을 쫓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수립하다 보니 조직의 적응성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으려면 필요한 것은 적응력!

델 컴퓨터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델은 조직이 적응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장을 폐지하고 비공개로 전환했는데요, 비공개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상장 기업이 겪는 주주들의 감시와 분기별 목표, 그 외 여러 제재 없이 기업의 전략을 가속화시키고 유기적, 무기적 성장을 모두 꾀할 수 있었다고 마이클 델은 발표했습니다.

고대 중국의 한 철학자는 “곧은 나무는 바람에 부러진다”고 말했습니다. 변화는 앞으로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변화 앞에서 곧은 나무처럼 경직되어 있는 조직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결국에는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조직을 경직시키는 선택은 무엇인지, 조직의 적응성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우리 조직의 현 상황을 계속해서 돌아보며 곧 이어 나오는 두 가지 상충되는 성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직 내 두 가지 성과

조직 내에서 성과를 두 가지로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계획을 잘 따르고 실천하는 능력인 전술적 성과(Tactical performance)로 경직된 조직에 더 가까운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성실과 복종, 반복적인 경험, 업무 전문성 등이 요구되며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계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인 적응적 성과(Adaptive performance)로 적응적 조직의 성격을 나타내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주도성과 열정, 창의성, 그리고 업무 전문성 등이 요구됩니다. 적응적 성과 행동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매우 어렵거나 때로는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적응적 성과보다는 전술적 성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리더들은 조직 차원의 목표를 계획이나 프로세스 맵, 대시보드, 수치, 그 외 다양한 방법으로 전환해 표현하는 방법을 습득했습니다.

변화라는 맥락에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적응적 조직의 특성이 필요한 반면, 이와 동시에 현재의 시장 환경과 조직적 시스템을 활용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전술적 성과의 병행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성과만 강조하다 보면 구성원들은 업무 방향성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정서적 압력이나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일의 근본적인 목적을 상실하게 만들어 성과를 저하시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상반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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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
Be in harmony, yet be diffe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