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가?

WE CAN. WE WILL. WE MUST.

작년 새로운 시즌을 앞둔 프로 스포츠팀의 “ONE TEAM 전략 구축” 워크숍을 리딩한 적이 있다. 그간 다양한 조직의 숱한 팀을 만나 각각이 살아가는 다채로운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해왔지만 이들의 분위기는 가히 남달랐다. 이 팀의 모든 대화에는 비장함과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그렇다, 이들에게 결과는 오직 두 가지 뿐이다 – 이기거나 지거나. 그러므로 ‘우리 참 열심히 했다’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 어떤 팀도 2위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경기에 임하는 모든 팀의 목표는 바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 승자는 언제나 단 하나. 과연 무엇이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일까?

올해 1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CHEER: 승리를 위하여”는 매년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에서 열리는 전국 치어리딩 챔피언십을 준비하는 나바로대학 소속 ‘BULLDOGS’ 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나바로대학의 치어리딩은 체조와 서커스를 결합한 종합 예술로 전국 치어리딩 챔피언십 14승, 그랜드 내셔널 5승으로 빛나는 명성을 자랑한다. 이 팀이 승리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면 조직을 연구한 학자와 컨설턴트가 말하는 “성공하는 팀의 공식”이 너무나도 훌륭히 녹아져 있다.

팀은 독립적인 업무를 맡아 결과에 공동으로 책임을 지며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이 보기에 보다 큰 사회적 체제에 포함되어 있고
조직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계를 조율해 나가는 개인들의 집합 BY SUSAN COHEN

공동의 명확한 목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우승

일반 스포츠와 달리 치어리딩은 프로팀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속된 대학을 졸업한 이후 활동할 프로 리그가 없는 관계로 전국 치어리딩 챔피언십은 선수로서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이다. 선수들이 무대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 2분 15초. 이들은 완벽한 연기를 위해 1년간 같은 동작을 거듭 반복한다. “WE DO UNTIL WE GET IT RIGHT. AND WE DO UNTIL WE CANNOT GET IT WRONG.” 고난이도 동작을 제대로 소화할 때까지 수 없이 반복하고, 다시 그 동작을 틀리지 않을 때까지 다시 되풀이한다. 완벽한 실전에 가까워지는 길은 오로지 연습 뿐이라는 것을 40명의 선수가 모두 알고 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길에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들이 발생한다. 프로그램의 핵심 역할을 맡은 선수가 갑작스레 심각한 부상을 당하여 교체되기도 하고 선수간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수들은 모양만 다를 뿐 모든 팀이 동일하게 경험하며 좌충우돌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팀이 승리에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극복의 원동력은 공동의 목표를 향한 모두의 갈망에서 나온다. 승리라는 명확한 목표가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앞을 향해 나아가도록 만든다.

스포츠팀 대비 일반 조직의 팀은 목표가 상대적으로 덜 명확할 수 있다. 때로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집단이 아닌 상사를 공유하는 개인의 합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팀의 본질은 같은 리더를 공유하는 것이 아닌 함께 일하는 데에 있다. 팀의 존재 이유는 혼자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성취를 이루기 위함이다. 아리스토텔리스는 말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성취의 출발은 우리팀이 함께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팀 연구의 대가였던 하버드 대학의 RICHARD HACKMAN 교수는 팀의 여섯 가지 성공 조건 중, 명확하고 매력적인 방향성(A COMPELLING TEAM DIRECTION)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구글의 고성과팀을 연구한 하버드 대학의 AMY ADMONDSOM 교수 역시, 성과가 좋은 팀에는 ‘일의 분명한 목표’가 설정되어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공동의 목표는 팀의 방향성, 결속력, 협력을 좌우하는 출발점이다.

유대감과 신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선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유대감 없이는 승리도 없다. 동료 선수를 믿고 공중에서 물구나무를 서고 회전한다. 설령 내가 떨어지더라도 선수들이 나를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공중에서 연기하는 선수의 목숨이 내게 달려 있다는 책임감이 선수들을 하나로 결속시킨다. 이 신뢰 없이는 더 높이, 더 오래 공중에서 머무를 수 없다. 사람에겐 위협을 직감적으로 감지하고 방어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럼에도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바로 내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동료 선수들이 나를 안전하게 받아줄 것이라는 신뢰이다.

이 무형의 신뢰는 눈으로도 볼 수 있다. 단단한 신뢰는 선수들이 경험하는 문제 상황이나 걱정을 그 즉시 모두와 다룰 수 있도록 만든다. 이들은 리더에게 따로 찾아가 동료 선수에 대한 불편함 혹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점을 말하지 않는다. 또한, 문제를 외면하고 묻어두지도 않는다. 이러한 방법은 팀의 정치적 분란을 조장하거나 더 많은 실수와 부상을 초래할 뿐이다. 나바로대학의 치어리딩팀은 연습 중간마다 누군가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 팀 모두와 즉각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대화를 리드하는 대상이 리더가 아니라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은 방금 일어난 상황에 대해 즉각적이고 자발적으로 함께 리뷰한다. 이 때의 대화는 상대에 대한 공격이 아닌 문제해결의 관점이다. 대화는 누구라도 시작할 수 있으며 피드백을 받은 당사자도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한다. 이 같은 대화는 문제 상황을 지연시키지 않고 실수를 적시에 개선하도록 촉진한다. 무엇이 이런 대화를 가능하게 할까?

바로 취약성과 믿음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다는 안전함과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가 ‘나와 팀을 위한 것’이라는 신뢰의 전제이다. 이 같은 안전함과 신뢰 없이 어느 누가 용감히 문제를 꺼내 다루려 하겠는가. 자칫 부족한 사람, 공격적인 사람 혹은 부정적 인간으로 낙인 찍힐 수도 있는 터. 신뢰는 팀으로 하여금 대화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서로를 더 이해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PATRICK LENCIONI는 신뢰 없이는 팀이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어렵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팀의 성과로 이어진다.

협력, 함께 잘하기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진다

나만 잘하는 것과 모두가 함께 잘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아무리 나 혼자 잘한다 한들 동료 선수가 함께 잘하지 못한다면 팀은 승리할 수 없다. 팀에서 일어나는 부상과 실수는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며 상호 노력과 협력을 통해서만 완벽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전국 치어리딩 챔피언십을 바로 앞두고 3명이 함께 하는 공중 동작의 실수가 계속되자 이 중 한 명이 공중에서 연기하는 동료의 부족함을 책망하며 말한다. “나는 완벽하다, 문제는 너다. 너만 잘하면 된다.” 설령 내가 실수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더라도 상대를 돕지 않으면 나의 완벽함은 아무 소용이 없다. 더구나 실수의 모든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동료를 믿고 공중에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선수들은 ‘문제는 너니까 네가 고쳐’라는 문제해결 방식이 현실의 문제를 아무것도 개선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실수에 집중하기 보다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고 함께 문제를 개선해간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다만, 좋은 팀은 실수로부터 학습하고 문제를 협력적으로 해결한다.

When people work side-by-side,
but their work doesn’t depend upon each other,
they are not a real team (even if they share a manager).
Teams must work together, interacting with each other to achieve a common task for which they are collectively accountable.

성과가 좋아야 좋은 팀이 아니라, 좋은 팀이 좋은 성과를 만든다. 높은 성과를 내는 자기조직화된 팀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최상의 책임감을 발휘한다. 팀의 성공은 아주 기본적인 것에 있다. 현란한 기술이 아닌 명확한 지향점, 신뢰, 협력이 팀을 성공으로 이끈다. 너무 먼 곳에서 성공을 찾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편에서는 나바로대학 치어리딩팀의 코치, 모니카 알마다를 통해 성공을 설계하는 리더의 비밀을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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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A
Leading the journey in pursuit of grea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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