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일은 무엇입니까?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우리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내 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특별하게 느껴졌을 텐데요, 조직에서 내게 주어진 업무를 하나 둘씩 해결해 나가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이를 통해 일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점차 깊어지고 동시에 확장되는 것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복적으로 똑같은 일을 하다보면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면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요, 아무런 감흥없이 무기력감을 느끼며 오롯이 밥벌이만을 위해 기계처럼 주어진 일을 처리하게 되기도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COVID-19)과 일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연봉이 삭감되고, 원치 않는 장기 휴직, 권고사직 등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대연대기금이 2021년 3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1차(1분기)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다니는 직장의 고용상태가 ‘불안하다’는 응답이 43.9%에 달했고, 18.6%가 코로나19 이후 실직을 경험했으며, 34.8%는 연봉 삭감을 겪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렇듯 불안정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업무 속에서 의미를 찾거나 성장하려는 동기보다는 ‘버티기’, ‘살아남기’와 같은 현상유지를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상황 말고 평소에는 어떤 상황에서 일의 의미를 상실할까?

캐서린 베일리(Catherine Bailey)와 애드리안 매든(Adrian Madden)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일의 의미를 상실한다고 합니다.

  1. 개인과 조직 간의 가치 불일치
    • 조직의 가치와 개인의 가치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에 대한 공허함, 무가치감을 느낀다는 보고가 가장 많았다.
  2. 조직원의 노고를 당연시 여기는 태도
    • 일의 성과를 알아주지 않거나 야근, 특근 등 업무에 들이는 노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 조직원들은 ‘의미없다’고 느끼기 쉬우며, 조직원을 무시하거나 일에 대한 헌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일의 의미를 잃는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3. 무의미한 일을 지시하는 경우
    • 조직원들은 다양한 업무 스킬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일의 가치를 느끼게 되는데, 업무와 큰 관련성이 없거나 단순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은 일의 의미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한다. 복사나 서류정리만 하게 될 때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4. 부당한 대우
    • 부당한 대우는 일에 대한 의미상실로 이어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일을 하는 경력 입사자의 연봉이 나보다 높은 것을 알 때, 내 업무가 아닌데 정당한 보수 업싱 일을 맡길 때 일의 의미를 잃게 된다고 한다.
  5. 의사결정권의 박탈
    • 개인의 좋은 의견이 뚜렷한 이유없이 묵살될 때 흔히 ‘직장에서 분통터진다’고 말하는데요, 업무를 더 효율적 그리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가 귀기울여주지 않거나 무시할 때, 상사의 지시로 잘못된 혹은 비효율적인 업무를 따라야 할 때 일의 가치를 잃게 된다고 한다.
  6. 협력적 관계 차단
    • 직장 내 관계 역시 일의 의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직장 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소외감, 고립감, 외로움을 느낄 때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반문하게 된다고 한다.
  7. 신체적, 정서적 위험을 초래하는 일
    • 신체적, 정서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역시 일의 의미를 잃게하는 요인이다. 현장에서 보호장비 없이 일을 해야 하거나, 갑질하는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조직원들은 일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번아웃(BURN OUT)과 보어아웃(BORE OUT)

번아웃(BURN OUT) 증후군은 업무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및 정신적 스트레스로 무기력해지는 현상으로, 충분히 쉬었는데도 극심한 피로증상이 지속되어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보어아웃(BORE OUT)은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같은 날들만 반복될 것 같은 생각에 지금 하고 있는 내 일이 의미 없이 느껴지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상황을 말합니다.

보어아웃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쌓인 피로로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즉 과로를 의미하는 번아웃과는 정반대 상태를 의미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보어아웃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서 우울증 위험이 높았고, 스트레스와 불안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퇴근 후에도 두통과 불면증 등과 같은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어아웃의 문제점은 회사에서 온 무력감이 집으로도 이어져 피로감이 누적돼 자신을 계속 지치게 만드는 것인데요, 만성화되기 쉬워 한번 겪으면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업무를 바꾸거나, 직장 내 인간관계, 회사로 부터 받는 인정 등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달성해 나가며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일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직무를 통해, 개별 업무를 통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또는 조직의 목적을 통해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4가지 요인 중 단 한 요인에 의해 일의 의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2가지 이상의 요인이 실현될 수 있는 직장에서 일하거나, 혹은 일의 의미를 통합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이 4가지 요인들이 전부 결합했을 때 그 가치는 더욱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출처: What Makes Work Meaningful – or Meaningless(2016)

일의 의미는 업무의 특성과 개인의 지각에 의해 경양을 받는데요, 경영 연구에 따르면 스킬의 다양성, 자율성, 직무 피드백은 능력 발휘에 대한 지각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의미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성원들은 단조로운 일이 아니라 다양한 스킬을 요구하는 일을 할 때, 자신의 업무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때, 본인의 업무 수행에 대한 정보, 피드백을 얻을 때, ‘나는 일을 하면서 나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각하게 만들면서 일의 의미를 느끼게 합니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일의 의미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업무 속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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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
Be in harmony, yet be diffe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