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것이 늘 좋을까? 효율적이고 민첩한 변화대응을 중시하는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

기민하고 자율적으로 혁신하는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

VUCA로 설명될 수 있는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 대처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빨리 움직이고 신속하게 변화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자일 프로세스는 효율적이고 민첩한 변화대응을 중시하는데요, ‘날렵한’, ‘민첩한’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애자일은 조직 구성 및 운영 방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애자일(AGILE)은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초기에 수립된 계획에 의존하며 개발 과정 중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추가적인 요구사항 및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전체적인 개발의 흐름 자체를 느리게 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고전적인 개발방법론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애자일 방법론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며 그때 그때 필요한 요구 반영 및 수정 작업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ADAPTIVE STYLE(적응적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서 간 칸막이를 줄이고 몸집을 가볍게 하여 구성원 개개인의 의사결정 권한을 확대하여 상황변화에 기민하고 민첩한 대응이 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 역시 애자일 방법의 주요 개념 중 하나입니다.

애자일 경영의 3가지 특징

오랜 기간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연구해온 경영사상가인 스티브 데닝은 그의 책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에서 애자일 경영의 3가지 특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작은 팀의 법칙: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짧은 주기로 소규모 작업을 반복수행하는 작은 팀
  2. 고객의 법칙: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집착
  3. 네트워크의 법칙: 네트워크 안에서 대등하게 상호작용하며 일하는 것 – 팀 간 관계 모형을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하는 것

고성과 팀이 아무리 고객 중심으로 일을 하더라도 전체 조직이 기존 하향식 관료주의 구조로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적의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위 3 가지 법칙을 하나로 합쳐 공동의 외부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관건인데요, 3 가지 법칙이 하나가 될 때 기업은 애자일 경영을 진정으로 수용하게 되고, 그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애자일하게 혁신한 조직들의 사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글로벌 그룹을 비롯해 국내외 많은 기업들은 애자일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또 이를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기존의 부서보다 더욱 작은 규모의 팀을 만들거나 월 단위의 단기 계획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업무를 수행하는 등 외부에서 오는 피드백 및 환경 변화가 신속히 반영 가능한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했습니다. 더욱이 기업들은 고객에게 눈을 맞추고, 고객 만족을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바를 신속하게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개발부는 3주 단위로 4천 명의 직원들이 수백 개의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음
  • 애플(APPLE)은 기능부서별로 나누어 조직돼 있고, 매니저의 전문지식 분야와 의사결정권이 일치해 빠른 의사결정 진행이 가능함
  • 구글(GOOGLE)은 ‘피플 애널리틱스팀(PEOPLE ANALYTICS)’을 구성하였고, 구글의 데이터 집중분석을 통해 기업의 위기상황 및 전략적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함
  • 음원 스트리밍 어플리케이션 스포티파이(SPOTIFY)는 수천만 사용자의 개별 취향을 고려해 음악을 선곡하는 플레이리스트 ‘디스커버 위클리’개발
  • 스텔리 전투기 그리펜을 개발한 사브(SAAB)는 6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운영체제를 출시

고객에게 눈을 맞추는 것이 애자일 전략의 핵심인데, 관료주의적 조직들도 고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내부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한계 내에서만 한다는 것이 문제지만요.

출처: https://yozm.wishket.com/magazine/detail/917/

Pepsi Co.의 사례로 보는 애자일 전략

SLAM(Self-organizing, Lean, Autonomous, Multidisplinary)는 애자일 전략 중 한 방법으로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하거나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직접 실행가능한 방법을 찾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집할 수 있게끔 권한을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2016년 중반 Pepsi Co.는 2년 연속 매출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는데요, 당시 책임자였던 이언 엘링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조직 내 확고한 시스템과 규정이 새로운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슬럼프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그 판단 하에 그는 구성원들이 어느정도의 자율성을 가지고 직접 방안을 찾으며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SLAM팀을 구축하였습니다. 그 결과 팀 도입 후 첫해 매출 2.3%증가, 그리고 이듬해 매출 2%가 오르는 성과를 달성해 매출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 이커머스의 거꾸로 일하기 전략(WORKING BACKWARDS): 애자일 전략의 단점 보완

신속한 프로토타입 구축 및 수정사항 반영, 빠른 의사결정, 프로젝트 별 팀 구축 등 ‘빠른 속도’가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애자일 경영전략, 과연 빠른 것이 항상 좋을까요?

아마존은 제안 제품이 어떠한 모습일지 완전히 구현하는 일을 필요로 하는 거꾸로 일하기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완벽한 모양이 아니더라도 우선 출시 후 시장 의견 및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그때 그때 수정하는 애자일 전략과는 정 반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마존은 제품 출시에 대한 언론 배포 자료 작성까지 모두 완료하고 고위 경영진들의 승인을 통해 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고객의 관점에서부터 시작하여 언론 배포 자료 초안 작성
  • 기회를 객관적으로 평가 – 충분히 매력적인가? 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 방안 탐색 및 고위 경영진의 승인
  • 높은 수준의 로드맵 구축 및 테마 식별
  • 백로그 생성 및 작업 할당
출처: https://www.productplan.com/glossary/working-backward-amazon-method/

이러한 방식은 서둘러 코딩에 돌입하고 싶어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제품 관리자들에게 이는 옳지 않고 부자연스럽게까지 느껴질 수 있는데요, 이러한 거꾸로 일하기 방식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애자일 전략의 문제를 상쇄할 수 있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불확실성을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는 재료로 삼는데 몰두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이 프로세스는 사용자를 중심에 두고 프로세스에 걸쳐 간결함과 명확함을 이끄는데요, 사용자 즉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애자일 전략과 동일합니다.

“가장 강한 자나 가장 영리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 Charles Darwin

세상은 언제나 바뀌기 때문에 그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급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자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주장으로 보이겠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표현형을 만들어내는, 되려 경직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전통을 추구하는 것 처럼요.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빠르게 적응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변화와는 관계없이 나만의 전통을 유지하는 것 이 둘중 그 자체로 옳거나 그른 것은 없습니다. 유연함이 무조건 유리하다면 이미 모두 충분히 유연할 것이기 때문에 진화론자 찰스 다윈의 명언도 필요가 없겠지요.

다른 조직이 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무작정 애자일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보다는 우리 조직의 특성 및 지금 우리 조직이 처한 상황 등 조직의 개인적 특질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유연하게 대처해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져서 우리 조직만이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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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
Be in harmony, yet be different